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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사는 게 전부가 아닌 날도 있어서

by 수지니★ 2019. 2. 23.



‘나쁜 페미니즘’ 저자 록산 게이에 관심을 두고 있었고, 언젠가 책을 번역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즈음 록산 게이의 책의 역자인 번역가 노지양님의 신간에 대한 기사를 봤다. ‘노 작가’님의 책을 읽어봐야지 하던 즈음 이번에는 트레바리에서 노 작가님 북토크 이벤트가 열렸다. 무조건 신청~!


14년차 번역가이자 경기도에 사는 주부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노 작가님의 첫 책. 방송 작가 시절부터 언젠가 책(이라고 쓰고 ‘내글’이라고 해석)을 쓰고 싶으셨다고. 사실 북토크 초반에는 잠시 ‘읭’했다. 여느 작가의 정제되고 세련된 (?) 북토크와는 새삼 달랐기 때문이다. 남들 앞에서 이야기해 본 경험이 별로 없다는 노 작가님께서는 아름답지 만은 않은 번역가의 삶부터, 작가가 되고 싶었으나 (힙한 망원동에서 고양이를 키우며 사는 싱글이 아닌) 경기도 주부라는 이유로 출판사에서 원고를 퇴짜 맡았던 일들을 수다떨듯 조곤조곤 풀어내셨다. 어느새 이야기에 빠져들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 이벤트 말미에 퀴즈를 1빠로 맞춰서 감사하게 책 선물까지 받았다!


글은 그 사람의 모습이라고, 노 작가님의 글 역시 강연에서 뵌 그대로였다. 어쩌면 찌질할 수도 있는 생각과 경험, 삶의 이야기를 솔직하고 맛깔난 에세이로 풀어냈다. 글 서두마다 작가가 번역을 하면서 좋아하게 된 단어가 제시되고, 중간중간 평소 모아두신 것으로 보이는 여러 작가의 다양한 문장들이 읽는 재미를 더한다. 에필로그에 언젠가 ‘실패’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었다고 하셨는데, 읽기에 충분히 재밌는 ‘욕망과 자학의 랩소디’가 탄생한 것 같다. 다음 글도 기대된다. 노지양 작가님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