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11 '임계장 이야기' '김지은입니다' - 지금의 시대정신 “대변할 수 있는 이들, 특히 스스로를 대변할 수 있는 이들은 인간다운 대접을 받을 가능성이 더 크다. 하지만 스스로를 대변할 기회가 없는 이들은 인간 이하로 취급될 위험이 크다. 아니, 실제로는 아예 인간 취급을 받지 못할 수 있다.” - 주디스 버틀러(2004), 위태로운 삶: 애도의 힘과 폭력 중 (원문 ‘Precarious life: The powers of mourning and violence’ 중 p.141 문장 직접 번역) 언론학 석사 공부를 하면서 ‘대변(representation)’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언론이 특정 인종, 계급, 젠더를 어떻게 대변하는지가 사람들의 인식에 큰 영향을 미치니 말이다. 하지만 다른 자원과 마찬가지로 누군가가 대변되는 방식도 평등하지 않다. 주디스 버틀러가 .. 2020. 9. 1. [유학생의 식탁] 내맘대로 부대찌개 신라면 반개+치킨스톡+마늘파우더+파+다진마늘+베이컨+떡국떡+베이크드빈+양파+양송이버섯+슬라이스체다치즈2장 날씨가 아직 쌀쌀해서 따끈 얼큰한 국물요리가 먹고 싶어 만들어 봤다. 비엔나 소시지랑 스팸이 들어가면 더 맛있을듯. 플랏 메이트들이 무슨 요리냐고 해서 한국 전쟁, 미군 부대 주둔을 시작으로 기원을 설명했더니 맛있게 들리지 않는다는 평을 들었다. 어쨌거나 나는 김치, 밥에 싹싹 비움! 2020. 2. 5. 영국의 매력은 보이지 않는다 영국 런던에서 지낸지 어느새 5달이 다 돼간다. 첫 며칠 ‘허니문’ 기간 동안 고풍스런 석조 건물 사이를 오가는 빨간 2층 버스, 그 사이를 비집고 달리는 자전거 출퇴근자들을 보며 탄성을 내지르긴 했지만 어느 낯선 곳에서든 느낄 수준의 감흥이었다. 이 마저 오래 가지 않았다. 런던의 외피가 여느 서구 선진국 도시와 크게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세계화(라고 하지만 사실상 ‘서구화’) 의 영향으로 전 세계 도시, 특히 수도의 외양과 기능이 점차 비슷해 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대학 시절 호주 시드니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캐나다 밴쿠버에서 교환학생 신분으로 각각 반 년 정도 살아본 경험도 이 밋밋한 느낌을 더했다. (공교롭게도 호주와 캐나다는 모두 *영연방국가다.) 더구나 자세히 들여다 보면 도시.. 2020. 2. 3. 테드창_숨 / 삶은 그렇게 계속된다 때로는 ‘지금 그대로 괜찮다’고 말하는 따뜻한 에세이보다 ‘이 우주는 아무런 목적 없이 흘러가는 것’이라고 설명하는 무심한 과학적 사실이 더 큰 위로로 다가온다. 거기에 흥미로운 상상력이 빚어낸 사람의 이야기가 더해진다면 그 위로에 대한 공감은 배가 된다. 내게는 테드 창의 작품들이 그렇다. 부터 최근 출간된 에 수록된 여러 작품을 읽다보면 각 구슬을 꿰고 있는 ‘실’을 어렴풋 느낄 수 있다. 특히 ‘우리는 운명을(미래를) 바꿀 수 없다’와 같은 결정론적 시각이 두드러진다. 에서 화자인 나는 ‘세월의 문’을 통과해 과거로 돌아가지만 아내의 죽음을 막지 못한다. 초단편작 에서는 그러한 메시지가 더 직접적으로 전달된다. “자유의지가 환상인 이상, 누가 무동무언증에 빠지고 누가 빠지지 않을지 또한 이미 결정되.. 2019. 7. 7. 이전 1 2 3 다음